캐나다의 의료시스템
Montreal 2014. 6. 10. 12:30얼마전에 3살된 큰아이 때문에 병원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보통의 주치의(Family doctor)나 소아과의사에 예약을 해서 가야 하지만, 급히 의사에게 갈 일이 있을 경우나 주치의가 없을 경우엔 많은 캐나다 사람들이 walk-in 병원을 이용합니다. 말 그대로, 그냥 예약없이 가서 2-3시간 기다리면, 의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보통의 소아과 병원에도 walk-in 이 있어서 거길 가야 하는데, 잠깐 착각을 해서, 일반 병원의 walk-in을 가게 되었습니다. 보통 늦게가면 하루종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아침 일찍 문열자마자 갔는데 오전 7시 반인데도 벌써 열명정도 앞에 서 있더군요. 한참을 기다려야 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접수대에서 하는 말이 아이의 경우엔 우선 순위가 앞이라서 바로 의사를 만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정말로 앞에 10여명 보다 먼저 처음으로 의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3살박이 아이와 그래도 잠시 기다리고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럴 때는 문득 캐나다 의료시스템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얼마전, 지인들과의 모임자리에서 캐나다의 의료시스템이 화두가 되었습니다. 한쪽은 캐나다의 의료시스템이 못 믿을만 하다는 의견이고, 다른 한쪽은 그래도 응급상황에서는 적절하게 대처하는 시스템이라는 의견들 이었습니다.
흔히들, 캐나다 응급병원에서 피가 엄청나는데도 2-3시간씩 기다려야 된다는 이야기도 있고, 암에 걸렸을 경우, 워낙 검사기간이 길어서, 확인이 될 쯤엔 너무 확산되어 손쓸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식의 이야기도 들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시간씩 의사를 만나기 위해 기다릴 때는 한국의 의료시스템이 한없이 부럽기도 하지만, 첫 아이의 경우 29주에 태어나서 두여달은 인큐베이터에 있었는데, 돈 한푼 안내고 병원을 나오며 캐나다 시스템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행이도, 아주 큰 병원으로 가는 바람에 지체없이 신속한 응급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도 했구요. 얼마전에는 아내가 디스크로 병원을 찾았는데, MRI를 찍으라고 해서 물어보니, 나라에서 한는 무료 서비스를 받으려면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고, 개인병원으로 하면 금방 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일단 보험이 될지 안될지 모르니 보험회사에 문의하라고 하더군요. 다행히 직장에서 가입되어 있는 보험에서 90% 커버가 된다고 해서, 바로 다음날 예약해서 병원에서 MRI찍고, 다시 walk-in 클리닉에 가서 처방을 받았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public healthcare가 무료임에도 약값이나, 위에서 언급한 개인병원 혹은 Private health service를 받는 경우는 유료이며,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합니다. 다행히, 직장인의 회사에서 가입한 private health provider로 부터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provider와 사측이 협의한 내용에 따라, 보장되는 부분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보통은 미리 보험회사에 어느정도의 커버가 가능한지 미리 문의해 보야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같은 회사라 할지라는 근무하는 장소에 따라 다른 의료보험계약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둘째가 18개월쯤 되었느느데, 이가 상해서, 전신 마취를 하고 이를 filling한 적이 있는데, 이때 마취는 저의 보험에서 지원하지 않더군요.
저번 모임에 어떤 분이 말씀하시길. "캐나다 의료시스템이 오래 캐나다에 사신 한국분들은 만족도가 높은 편인데, 새로온 한국분들에게는 만족도가 낮다"라는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아직 10년 밖에 살지 않아서, 50% 정도의 만족도인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