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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흔, 삶의 정점에서...

say something 2011. 9. 21. 12:48
한국 나이론 이제 마흔, 여기 나이론 좀 남긴 했지만... 하여간, 오늘 문득 생각난 김에 늦은 시간이라도 까먹기 전에 남긴다. 오늘 아침 문득 지금이 나의 삶의 정점이 아닐까 란 생각이 들었다. 이것만은 꼭 하고 싶다고 작정한 3가지가 1) 대학원 2) 해외에 살아보기 3) 해외여행하기 였다. 어느덧 3가지가 나 나름대로 만족할만큼 충족되었고, 거기다 덤으로 정말 다니고 싶은 해외의 유명 항공회사에 석달전부터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저것 하느라 한참이나 늦어졌지만, 와이프도 얻고, 얼마전에는 첫 딸의 출산으로 남들 다하는 것들 마저 다 하게 되는것 같다.
돌이켜보면, 참 긴 시간인것 같다. 남들이 한창때라고 말하는 서른 중반에 캐나다로 넘어와 늦깍이 대학원생에, 졸업하자 거의 1년간 취업시장만 바라 보고 있을때는,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인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조그마한 항공업체에 취직하게 되었고, 두 해가 지나며, 발전가능성이 낮아 보일때, 내가 이것 때문에 그 고생을 하며 지나온 건가 하는 자괴감도 들었다. 마지막에 레이오프라는 통보를 받은 후, 이제 어찌해야 하나 하는 고민과 절망의 순간에, 지금 다니는 회사에 연락이 왔고, 30분 정도의 전화인터뷰 후, 가능성이 별루 없을 거라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퍼를 받을 수 있었다.

19살에 나는 항공업이 앞으로 크게 성장할거란 막연한 기대감으로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고,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나머지 20년을 살아온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국의 항공시장은 너무 좁고, 세계적인 항공시장에 서고 싶었던 작은 바램은, 캐나다로의 이민을 선택하게 되었고, 수많은 밤과 낮 동안 고민하고 준비하며, 한번도 발 붙여 본적 없는 캐나다 땅을 2004년 12월 어느 추운 겨울날 무작정 날아왔다. 그로부터 7년을 대학원을 다니고, 취업준비하고, 약 3년간 작은 회사에 근무하다가, 지금에야 내가 가장 원했던 회사에 원하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한국의 항공회사(KAI)의 5년 경력과 자동차(대우정밀)의 3년 경력도 도움이 많이 되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어쩌면 한국에서의 대기업에 대한 실망감이 나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또한, 나를 내다 던질수 있었던 것은 한국에 남겨둘 미련이 적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쩌면 부양가족에 대한 부담이 적은 이때가 마지막이라 생각했기에 무모하게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누구에게나 고난에 두려움은 같다. 내가 늘 벼랑 끝에 내 몰렸을때 너무나 두려웠고, 마치 결코 이 고난을 이겨내지 못 할것 같았다. 하지만, 이 고난을 지나칠때마다 나는 조금더 많이 성숙해 지고 강해지는 것 같았다. 지금은 좋은 직장에 있지만 어느 순간 어떻게 될지 모르니 불안하긴 마찬가지이나, 그 동안 많은 고난에 내성이 생겼는지, 이제는 뭐 어떻게든 되겠지란 배짱이 약간 생긴것 같다. 사람들은 힘들것 같은 고난에 너무 과대포장해서 두려워하는 것 같다. 아마, 격어보지 못해서 더욱 그런 두려움이 큰 것 같다. 특히, 젊은층이 더 심한것 같다.

어느 누구도 고난과 현재 자신의 고민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즐거워하는 사람은 없다. 고통스럽고, 어서 이런 역경이 끝나기만을 바라지만, 어느 순간, 뒤돌아 보면, 내가 살아온 삶을 가치있게 만들어 준 것들이 이런 역경과 고난 속에서 자라났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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