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마음을 여는, 보이지 않는 자물쇠와 열쇠
say something 2013. 12. 20. 13:58솔직히 남 연애사에 훈수를 둘 만한 사람도 아니고, 그런데에 안 끼어드는 불간섭주의자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십대에서 삼십대에 사이에는 남여사이에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덧, 마흔을 지나 생각해 보니, 왜 그때에는 그렇게 많이 고민하고 아파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행히, 지금은 아내가 있고, 아이들이 있는 가장이 되었지만, 한때는 과연 배필을 만날 수는 있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도 많이 들었었고, 아마 지금도 수많은 젊은 사람들 중에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 것 같아, 불현듯 떠오른 생각을 적어 봅니다.
철 없을 때는 몰랐는데, 반추해 보니 어쩌면 우리의 마음은 보이지 않는 자물쇠로 잠겨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그 자물쇠를 열 열쇠는 아마 누군가의 손에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게 들려 있겠죠.
우연이든 필연이든, 만나는 인연은 서로의 보이지 않는 열쇠로 상대의 마음을 열려고 시도하게 되고, 마침내 제 짝을 찾았을 때, 마치 내비게이션에서 도착지에 무사히 도달했을때 나는 '딩동'하는 알람음에 안도감을 느끼듯, 불안감을 잊고 서로에게 연인이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철없이 어렸을 때는 감히 내 손에 있는 열쇠를 펼쳐 보지도 못하고 혼자 가슴앓이에 한참을 보내고, 한창 젋은 시절엔 내 손에 쥐어진 열쇠가 너무 보잘 것 없이 보이고 누가 비웃을 까봐 쉽사리 꺼내어 보지도 못하였는데... 돌이켜 보니 어쩌면 그당시엔 다 비슷비슷한 처지인 것을 혼자서 자격지심에 세월만 보낸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네요.
나이들어 이국땅에 와서 이리저리 살펴보니, 온 세상 사람들 중에 별 것은 없는 것 같네요. 이리저리 열심히 재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고, 앞 뒤 안보고 한 우물만 열심히 파는 사람도 많네요. 그냥 순간 순간에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고 행복하면 그만인 것을, 왜 그리 다른 사람들 시선만 생각하며 살았는지.
마음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가게 두지 마세요. 상대방이 보지 못할 거라 손만 움켜쥐고 있지 말고 살며시 쥐고 있던 주먹을 천천히 펼쳐보세요. 어쩌면 그 사람은 당신 손에 놓여있는 열쇠를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고, 자신의 자물쇠를 열어 볼 기회를 줄지도 모르잖아요. 비록 자물쇠를 열 수 없을 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마음 속에 후회로 남을 한가지는 줄일 수 있을 테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