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통에 뒹굴던 톱

say something 2012. 8. 27. 11:54

12년 6월말경에 이사를 하고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다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게 되네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집에 살게 된다는 건 닪은 의미가 있응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이리저리 손볼곳이 한두곳이 아니라 시간이 참 많이 없네요. 지하에 카펫으로 된 방이 하나 있어서, Home depot을 내 집 드나들듯이 하며 몇달을 고생한 끝에 얼마전에 hardwood flooring을 끝낼수 있었죠.

이런저런 작업을 하면서 여러가지 공구며 전동공구들에 대해서 알게되었는데, 그중에는 한국에서 부터 사 가지고 캐나다로 온 10년이 넘은 공구셋트가 하나 있습니다. 이 동안 이리저리 유용하게 사용하여 너무 고마운 공구들인데 그중에 톱은 한국에서건 여기서건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가끔씩 눈에 들어올때면 재는 참 사용하기 어렵구나, 참 부실하게 생겨서 제대로 톱질은 될까? 괜히 쓸데없이 톱이 들어 있어서 내가 더 비싸게 주고 산거 아닐까? 등등 은근히 멸시당했었죠. 게다가 flooring 하면서 여러가지 전동톱을 사서 아마 이제는 영원히 이 톱을 쓸일은 없을거야 하고 생각하고 있었죠. 근데, 집 앞마당에 나무가 한구루 있는데,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아, 야간 아래쪽을 Trim 해주어야 할 것 같더군요.

전동툴을 이용하려니 전기도 끌어다 놓아야 하고, 원래 목재에 사용하는 공구를 생나무에 쓸려니 좀 그렇더군요. 그렇다고 전지가위를 쓰자니 너무 큰 부분도 있고 해서 사용하기 어려울것 같기도 하구요. 그리서 마침 항상 공구함에서 뒹굴던 툽을 가지고 과연 톱질이 되기나 할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쓰기 시작했죠.

그런데, 막상 톱질을 시작하니, 생각했던것 이상으로 너무 잘 톱질이 되더군요. 십수년이 넘었음에도 얼마전에 공구상에서 사온 것 처럼 이리저리 나무들을 잘라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그 역활을 잘 할 수 있었던 톱이었는데 매번 아무 역활도 못 할것 같아서 미움만 받았던 것이죠.

어쩌면, 인생이란 것도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랜새월 자신이 잘 쓰여질 때와 장소를 기다려 왔는데 어떤 이는 일찍 그때와 장소를 잘 만나서 아주 유용하게 되고, 어떤 이는 어쩌면 슬프게도 평생에 한번도 쓰여질 장소와 때를 갇지 못하게 되기도 하겠죠. 그래도, 지금은 언제가 유용하게 사용될 그 날은 꿈꾸어 볼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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