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규제철폐, 영화 'Too big to fail'

say something 2011. 11. 23. 13:25
한국의 한미FTA가 한나라당의 기습처리로 국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 한구석이 찹찹함을 느낀다. 솔직히 한국에 살지는 않아서 정확히 어떤 점이 손해이고, 앞으로 한국에 어떤 미래가 올 지 예상하기는 불가능 하겠지만, 예전 IMF와 여러가지 그 이후의 상황을 보면, 틀림없이 많은 국부가 유출될것이 불가결해 보인다.

사실 나는 엔지니어고, 경제에 대해서는 한참 무지한 상태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모순일수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FTA가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영화 'Too big to fail' 이 자꾸 기억이 난다. (어쩌면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사실을 너무 사실이상으로 확대해서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는 HBO이 만든 이영화를 보고, 규제없는 자유 무역주의자에서 약간의 규제주의자로 바뀌었는지 모른다.

2007~2008년 미국경제의 붕괴를 다른 영화/다큐멘터리 두편을 관심있게 봤었는데, 하나는 'inside job' 이란 다큐이다. 이 다큐에서 월가의 모럴 해저드를 비롯하여, 미국 정부의 부도덕성, 소위 말하는 이론 경제학자과 거대 자본들(리먼 브라더스, 모건 스탠리, S&P 푸어사 등등)의 단합등등..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미 자본주의 경제체계'의 배신감을 느끼게 해 주는 다큐였다. 더 웃긴건 이런 경제재난으로 서민들은 파산과 고통을 온 몸으로 안고 살아가는데 반해, 월가에 사람들은 정말 천문학적인 금액을 손에 쥐게 됬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돈은 미국 서민들이 피 땀 흘려 번 돈들이다.

'inside job'이란 영화에 이렇게 까인 미 보수세력들이 후원해 만든 영화가 HBO의 "Too big to fail'이다. (정확히 후원을 했는지 어땠는지는 알 수 없으나, 대충 스토리를 보니 후원했다고 할 만 한것 같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인 미경제관료가 세계경제 붕괴를 막기위해 엄청나게 고뇌하며 고분분투하는 장면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몇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1) 한 여성분의 대사였던것 같은데 '우리가 지금 이런 사태를 만든 장본인들 한테 돈을 주며 이 고난을 막아 달라고 부탁해야 된다는 말인가요?' 라는 아이러니 2) 규제완화를 외치던 장본인들이 다 한통속(이론 경제학자, 미 경제 관료, 대통령 보좌관(?) 등이 대부분 전/현직 거대 자본들의 이사 혹은 사회이사 등으로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다.)이었다는 점 3) 자본에서 리스크(Risk)가 분리되면서 결국 모든 이익은 몇몇의 거대자본들의 주머니로 들어가게 되는 천재적인 메커니즘 을 볼 수 있었다.

이 두편의 영상물과 한미 FTA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미국에서는 이제 이 메커니즘이 다 드러났고, 동시에 작용한다는 검증도 되었으니, 이것을 다시 재사용해 먹을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어쩌면 한국의 자본시장이 그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이번의 FTA를 계기로, 나중에 서서히 미국의 은행이 한국에 들어가게 된다면, 미은행의 Risk management방법으로 한국의 많은 은행은 큰 타격을 받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한국의 은행은 지금까지 너무 보호되어 왔다. 예를 들어, 새로 집을 사는 경우, 집을 담보로 잡고, 보증인 세우고 등등 절대 손해를 보지 않을 방법으로 지금까지 영업을 해 왔다. 미국의 은행은 5%만 다운페이를 하면 집을 살수가 있다. 1억원짜리 집을 사는데 500만원만 넣으면 되는데, 당연히 미국은행에서 론을 얻어서 집을 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럼, 미국은행은 9500만원을 신용대출 해주는 것일까? 당연히 아니다. 예를 들어 집을 경매로 팔 경우 약 6000만원 정도 받을 수 있다면, 3500만원에 대해서 일종의 보험을 드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행은 전혀 손해보는 것이 없다. 그리고, 약 3개월 연체되면 바로 경매로 내 놓는다. 실제, 지금 미국에서도 3개월 연체되면 바로 집 주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은행이 집을 경매로 내 놓을 수 있다. (덤으로 아마 부동산시장은 아마 미친듯 오르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누구나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데 누가 집 사는 것을 참고 있겠는가?)
이런게 아마 Risk를 따로 분리해서 매매하는 경우인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보험회사들이 1차,2차 이런 순으로 생겨나고, 그 종류도 프라임, 서브프라임씩으로 나누어 매기게 된다. 그러나, 이미 미국의 경우를 보듯이 언제가는 이런 폭탄 돌리기 수법은 터지게 되어 있기 마련이고, 2007-2008년 미경제대란이 그 예인 것이다. (어쩌면, 한국의 경우, 부동산 버블과 함께 떠지면 대란이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든다.)
미경제대란처럼 결국은 나라가 대규모의 buy out을 실시하게 되고, 이런 돈이 금용업계로 들어가면, 그들은 그 돈으로 자신들의 월급 올리고, 직원들 보너스 주고 말 그대로 돈의 파티를 열게된다.

어쩌면, 10년 뒤, 미국경제대란과 똑같은 모양의 경제대란이 한국에서도 일어난다면, 지금 미국시민들이 그러는 것처럼 한국국민들도 엄청난 불황에 허덕이게 되지 않을까? 그러는 동안, 지금 미국의 월가가 미국시민들의 부를 훔쳤듯, 그때에는 아마도 한국의 부를 미국의 거대자본회사들이 훔칠 것이고, 미국정부는 세금을 걷으면서 희희낙낙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엄청난 이익의 대부분은 미국 자본회사들과 몇몇의 한국 대기업들에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

솔직히, 비금융인으로 이 모델이 실현가능한 모델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미국에서 이미 규제철폐가 어떤 결과를 불러 일으켰는지 잘 알고 있고 심지어 영화로 까지 만들었는데, 다른 나라에 까지 전파하는 이유는 너무 뻔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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