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몬트리얼에서 42일간의 부분봉쇄 생활

Montreal 2020. 5. 7. 13:51

퀘백주의 요청에 의해 회사가 3월 24로 문을 닫고, 25일부터 temporary lay-off 상황에서 부분봉쇄(partial lockdown)된 몬트리얼에서 지냈습니다. 아마, 다음 주 월요일쯤에 다시 회사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지, 몬트리얼이 지금 캐나다에서 가장 확진자가 많은 도시인데, 돌아가도 괜찮을지 걱정이 되네요.

 

우선, 처음에는 회사에서 4월 26일쯤 다시 문을 열거라고 해서, 실은 temporary lay-off 인줄도 모르고, 단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lockdown 이 되는 것만 걱정을 했었습니다. 거의 3-4일 후에 정식으로 본 서류에 보니, temporary lay-off 라고 나와 있더군요. 처음에는 너무 급하게 모든 것이 정지되는 순간이고, 심지어 퀘백주를 pause(일시정지) 시킨다고 해서,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인터넷 검색하고 유투브 보는데 거의 모든 시간을 쓴 것 같습니다. 상황을 대충 정리하고, EI 신청하고 나니, 3월 31일 정도 되더군요.

 

이대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너무 아까운 것 같아서,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들은 MS-Word로 정리해 보기도 했습니다. 우선 가장 중심을 두어야 할 것을 두가지 정했는데, 하나는 불어를 배워 보는 것과, 다른 하나는 운동을 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단, 예외는 아이들과 함께 놀거나 공부하는 시간을 예외로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기는 하나, 아마 다음부터 이런 시간을 갖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거란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그동안 아이들과 보드게임도 하고, 공부하는 것도 봐 주면서 잘 지낸것 같습니다.

 

불어, 운동, 그외 활동으로 구분해서 time tracker app을 이용해서 꾸준히 기록을 했었습니다. 그 결과, 3월 31일 부터 4월 27일까지 기준에 구매해 두었던 "3 minute french" 10 코스를 마쳤고, 시간을 보니, 거의 하루에 평균 2시간을 불어공부하는 것에 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평균 47분 정도는 운동을 했었네요. Elliptical 유산소 운동을 많이 했었는데, 생각보다 살이 빠지진 않았습니다. 대부분 많은 분들이 락다운 기간동안 맛있는 음식을 많이 해 먹어서 많이 찐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래도 +1  kg에서 왔다갔다 하고 확 찌지는 않아서 그나마 선방했다고 위로 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책을 많이 읽지 못해서 아쉽긴 한데, 그래도 그 대신 불어공부를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틈틈이 그동안 미뤄두었던 영화도 몇편 보고, 새로운 온라인 서비스들도 많이 찾아 나중에 어떻게 활용할지 연구를 해서, 나름대로 유용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뜻하지 않게 복귀날짜가 조금씩 연장이 되고, 불어 10코스를 끝내고 나니, 압박감이 줄어들고, 출근전에 해야할 일들을 마무리 하려다 보니, 27일 이후로 오늘까지 불어나 운동은 잘 안되네요. 역시, 계속 해야할 일들을 리마인드하고 스스로를 압박해야 하는데, 시간이 길어지나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단, 그동안 날씨가 추워서 미뤄 두었던 몇가지 집안일들과 자동차 스노우 타이러 교체 등을 하다 보니, 시간은 잘 가네요.

 

돌이켜 보니, 적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좀 더 귀하게 쓰여졌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에 아쉽기만 합니다. 언제 이런 시간이 다시 있을지 단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불안해서, 많은 시간을 인터넷과 유투브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하면서 보냈는데, 그 시간을 조금만 줄였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계속 time tracker app으로 모니터링 한 덕분에, 처음에 이것저것 계획한 것들 중에 많은 부분이 마무리가 되어서 이런 사태 속에서도 조금 위로가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지낼 기회를 빼앗긴 아이들이, 때론 아이들과의 잦은 다툼에 화가 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얼마나 친구들과 놀고 싶을까 하는 생각에 맘이 짠 하네요. 다행이 아직 elementary school 저학년이라 낫긴 하지만, 그래도 한참 친구들과 학교 운동장을 누비며 뛰어 놀 아이들인데, 계속 집하고 집 앞에만 놀아야 해서 종종 안타갑네요. 지금 계획 상으론 5월 19일 부터 자발적으로 복귀가 가능하지만, 학교가 아직 안전하지 않은 것 같아,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아직 보낼 계획이 없어 보이네요. 이렇게 9월까지 가면, 정말 아이들이 많이 지치진 않을 까 걱정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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