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있었던 대규모 레이오프

London 2009. 1. 13. 12:23
새해의 첫 포스팅이 우울한 이야기네요.
요즘 자주 가는 미국내 한인 잡 관련 웹사이트에 레이오프 당했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들려오길래, '요즘 참 힘든 시기인가보다' 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오늘 회사에서
정말 대량의 레이오프가 있었습니다.
한국에 있을때도 IMF때를 거쳤기 때문에 그때도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회사를 떠나야
하는 분들을 몇분 뵈었었는데, 캐나다 하고는 참 많이 다른것 같네요.
한국은 벌써 한두달, 혹은 몇주전이라도 위에 관리자하고 해당자하고 만나서 조율을
상당히 오랫동안 했던 기억이 나는데...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진짜 전혀 대량 레이오프가 있어날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입사한지 4개월 밖에 안된 회사지만, 진짜 모든게 평소하고 너무도 똑같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2시 10분쯤 갑자기 슈퍼바이저가 2:40분에 회사의 한쪽에 전 직원이 모여야
한다고 알려주더군요. 뭐 해도 바뀌었고 하니, 열심히 해보자 뭐.. 그런 내용이 아닐까
상상하고 있었는데, 슈퍼바이저도 무슨일인지 모른다고 하길래.. 뭐 별일 아니겠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사무실을 나오기 전에 한명이 아마 레이오프에 관한 내용이 아닐까 라며. 거의
농담조로 이야기 하고, 모이는 장소로 갔는데, 회사 들어오고 나서 그렇게 전 직원이 한곳에
모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분위기도 약간 어수선하기는 했지만, 서로 농담도 하고, 다를
이런저런 이야기 하느라고 바쁘더군요.

사장이 단상에 오라오고, ladies and gentlemen, due to recent economic crisis... 라고 이야기
할때 까지만 해도 '설마...'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현재 일하고 있는 680명중에 180을 레이오프 한다고 발표하는데 채 3분도 걸리지 않더군요.
레이오프 해당자는 슈퍼바이저가 말해줄거란 이야기를 남기고 사장은 사라지고,
정말 분위기는 찬물을 끼언진듯 조용해 졌습니다. 이제 각팀이 모이기로 한 장소로 가면
해당자 발표가 있을거고, 25%에 가까운 사람들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된겁니다.
이때부터 10분, 15분 정도.., 슈퍼바이저가 와서, 나갈사람들 이야기 하기까지 참 묘한 기분
이더군요. 지금 짤리면, 뭐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캐나다에서 실업급여 받을려면
최소 몇주 일해야 하던가? 란 의문도 들고,

아무튼, 슈퍼바이저가 와서, 우리팀에서 2명이 나가게 됬다면서, 다른 사람들은 이상없으니,
자리로 돌아가서 일하라고 말하면서, 대량 레이오프 상황은 종료 됐습니다.
우연찮게 보니, 나가는 2명이 몇일전부터 같이 일했던 현장직원들이었는데, 나름대로 시키는
대로 일도 잘하고, 괜찮은 친구들 같았는데, 참 아쉽더군요. 이후 퇴근시간까지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서 나가는 사람 위로도 해주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모습이 눈에 띄더군요.
나중에 퇴근할때 보니깐, 어제 까지만 해도 저녁에 몇명 남아서 잔업도 하고 하더니, 불도 다
꺼지고, 사람들도 거의 없는거 보니깐, 레이오프한 하루가 끝났다는 실감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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