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for_the_job 2018. 4. 2. 11:09

금요일 퇴근을 하면서 보니, 많이 낮익은 얼굴들이 회사의 통로에 엄첨 큰 틀 앞에 모여서 열심히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요. 대충 눈치를 보니, 틀의 외형에 문제가 생긴 모양인데, 연휴의 퇴근시간에 10여명이 넘는 엔지니어와 현장 인원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을 보니 적은 문제는 아닌 모양입니다.

전 관련 사항이 없는 사람이라 다행히 그냥 회사을 나오며 생각해 보니, 사람들이 참 열심히 일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는 보통 이렇게 일이 생겨도 웬만하면, 그냥 퇴근들 하는데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불현듯 생각해 보니, 여기 캐나다에서 일한지도 벌써 10년이 넘어가네요. 한국에서도 한 10여년을 일했으나, 최근들어 캐나다 직장생활의 기간이 한국에서 일한 시간보다 많아 지기 시작하네요. 처음에 해외에서 일한다고 생각했을때는 이런 저런 걱정에 정말 밤 잠을 설쳤었는데, 지금은 그냥 여기도 여느 사람 사는 동네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특히, 오늘 같이, 한국에서 보던 장면과 유사한 장면을 목격을 해서 그런 모양입니다.


아마, 지금쯤은 한국의 직장 문화도 어느 정도 많이 바뀌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차를 강매도 했으며, 경직된 수직구조는 아이러니 하게도 제가 다른 선택지를 찾게 되는 모티브가 되었죠. 근데, 더 재미있는 것은, 여기의 직장 문화도 그렇게 많이 다르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차를 강매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말로는 일반 엔지니어의 의견을 듣는다고 하면서, 제시된 의견을 높은 위치에 있는 분이 강력히 방어하면서, 분위기 세하게 되는 경우도 봤었고, 희생을 강제하지는 않지만, 은근 슬쩍 부탁하는 척 하면서, 압박하는 분위기가 없는 것은 아닌것 같더군요. 다행히, 그렇게 무조건 적으로 덤태기를 씌우기 보다는, 이렇게 해주면, 다음에 보상을 해 주기도 하긴 합니다.


원래 기업이 이윤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 직급을 만들고, 상하관계가 형성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주어진 파워를 어떻게 운영하고, 조절하는 지는 동, 서양에 많이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쪽이 좋다 나쁘다로 구별하기엔 서로 장단점이 있지만, 공통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왜냐하면, 어차피 이런 쪽을 조절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리 많은 메뉴얼이 존재하고, 기계화 된다 하여도, 그런 것들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완벽한 지표를 만드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한국이나 캐나다에서든, 대부분의 회사원들은 특별한 지침이나 목적이 없어도 그냥 참 열심히 일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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